서양미술사⑧ 초기 르네상스 : 인간 중심의 미술이 시작되다

1. 초기 르네상스 미술의 시대적 배경

르네상스는 '재탄생'을 의미하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용어로, 14세기부터 17세기까지 유럽 전역에서 일어난 문화, 예술, 과학,  철학 전반의 대대적인 변혁을 가리킵니다.

르네상스는 시대에 따라 초기 르네상스, 전성기 르네상스, 후기 르네상스로 구분되는데 그중 초기 르네상스(Early Renaissance)는 14세기말 이탈리아 피렌체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15세기 전반부를 중심으로 한 시기로 중세의 신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인간의 감성과 이성을 중시하는 인문주의(Humanism)가 미술의 핵심 사조로 자리 잡은 시기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육체와 정신, 자연의 조화와 현실 세계의 정확한 묘사를 추구하기 시작한 시각 예술의 중대한 전환점이었습니다. 

메디치 가문과 같은 강력한 후원자의 지원, 상업의 발전, 고대 문헌의 유입, 과학과 철학의 발달이 미술 표현의 기반을 넓히는 데 기여했습니다.

2. 초기 르네상스 미술의 특징

중세 미술은 철저히 신 중심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종교적 예술이었다면, 초기 르네상스는 인간을 단지 신의 도구가 아닌, 관찰 가능한 현실의 존재이자, 존엄성을 가진 개체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 인간 중심적 주제: 종교적 인물 표현에서도 인간의 감정과 신체가 현실적으로 묘사됩니다.
• 고전 문명의 재해석: 조각, 건축 등에서 고대 그리스·로마의 비례감과 균형을 재현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집니다.
• 원근법의 도입: 브루넬레스키에 의해 수학적 원근법이 정립되며, 회화에 공간감을 부여합니다.
• 해부학과 자연 관찰: 인간 신체와 자연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발전합니다.

3. 대표 작가와 작품

조토 디 본도네(Giotto di Bondone)
르네상스의 문을 연 선구자입니다. 프레스코화 ‘애도’(Scrovegni Chapel)은 인물의 감정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초기 사례입니다.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
피렌체 대성당의 돔 설계로 건축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로 기하학적 원근법을 회화에 도입한 이론가로도 유명합니다.

마사초(Masaccio)
피렌체 출신 화가인 마사초는 회화에서 원근법과 명암법을 정립하였습니다. ‘성 삼위일체(The Holy Trinity, 1427)’는 서양 미술사 최초로 선원근법(Linear Perspective)이 정확히 적용된 회화로 평가받고 있으며, 관람자의 시점을 고려한 사실적인 공간 표현과 고전 양식의 결합을 보여주는 대표작입니다.

도나텔로(Donatello)
‘청동 다비드’는 고대 조각의 영향을 받은 사실적인 인체 조각으로, 중세 이후 최초의 자립형 청동 누드상입니다. 인간의 육체미를 찬양하고 인간 자체를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상징적입니다. 

4. 형식과 표현의 변화

초기 르네상스는 중세 미술과 확연히 다른 형식적 변화를 보여줍니다. 프레스코와 패널화 위주였던 표현은 유화와 캔버스로 확대되며, 회화의 기술적 진보가 일어납니다. 조각에서는 자율적 형태(stand-alone sculpture)가 발전하고, 건축은 고전적 질서와 비례감을 추구합니다.

5. 중세 미술과의 차이점

구분	중세 미술	초기 르네상스 미술
주제	종교 중심	종교 + 인간 중심
형식	아이콘화, 상징적	입체감, 현실적 공간 표현
표현	비현실적 비례	해부학 기반 사실 묘사

6. 초기 르네상스의 역사적 의의

초기 르네상스는 단순한 미술 양식의 변화를 넘어서, 인간을 중심에 둔 새로운 예술 세계관을 정립한 시기입니다. 인간은 더 이상 하찮은 존재가 아닌, 우주의 중심으로 재조명되었고 이는 고전 문명의 복원과 함께 근대 미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며, 후속 르네상스 고전기 미술과 바로크, 신고전주의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습니다.

원근법, 해부학, 명암법 등 이 시기에 정립된 표현 기술은 이후 미술의 기본 언어가 되었으며, 인간 중심 사유는 이후 미학적 표현뿐 아니라 교육, 과학, 철학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며 이후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의 위대한 예술가들로 이어지는 전성기 르네상스의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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