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모던 시대의 미술교육, Neo-DBAE란?

미술은 시대의 사고방식을 반영합니다. 20세기 중반 이후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사조가 미술계에 영향을 미쳤듯, 교육의 영역에서도 기존 방식에 대한 재고와 전환이 일어났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등장한 교육 이론이 Neo-DBAE(신학문적 미술교육)입니다.

Neo-DBAE는 단순히 교육 내용의 확대가 아니라, 예술의 의미와 역할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교육 패러다임입니다.

DBAE에서 Neo-DBAE로: 무엇이 달라졌을까?

DBAE(Discipline-Based Art Education)는 198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미술교육 이론입니다. 미술을 단순한 표현 활동이 아닌 학문적 탐구의 대상으로 보고, 다음의 네 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교육에 포함시키는 것이 핵심이었죠.

제작(Studio)
미술사(Art History)
미학(Aesthetics)
비평(Criticism)

 

당시 DBAE는 미술을 교과로 정립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체계적인 교육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모더니즘의 사고방식에 기반해 보편성과 중립성, 전문성을 강조한 이 접근은 다양한 문화와 정체성을 충분히 포용하지 못한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1.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 다원성과 비판의 확장

포스트모더니즘은 예술을 ‘절대적 진리나 고정된 형식’으로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원성, 주변성, 상대성을 강조하며 예술의 정의와 범위를 확장하는 사고방식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교육 현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Neo-DBAE는 바로 이 전환점을 반영합니다. 기존의 DBAE 틀을 유지하되, 학생의 정체성, 문화적 맥락, 사회적 이슈를 중심에 두고 예술을 해석하고 제작하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이로써 ‘예술교육’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비판적 사고와 사회적 감수성을 기르는 교육으로 확장됩니다.

포스트모더니즘 사상
↓
권위 해체, 다원주의
↓
예술 해석 다양성 확대
↓
Neo-DBAE 미술교육 철학 형성

2. Neo-DBAE의 핵심 특징

① 문화적 다양성의 수용

Neo-DBAE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삶의 맥락을 반영한 미술교육을 지향합니다. 기존 DBAE에서는 서구 중심의 미술사와 전통 예술 양식이 주로 다루어졌지만, Neo-DBAE에서는 비서구, 여성, 소수자, 민속예술, 지역 예술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접근을 강조합니다.

예를 들어, 수업에서 르네상스 미술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주제 아래에 아프리카 조각, 한국 민화, 인디언 전통 회화, 동시대 여성 작가의 작품 등을 함께 소개함으로써 학생들은 다양한 시각을 경험하고, 문화 간 차이와 공존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됩니다.

이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원주의(Pluralism)’ 가치와도 연결되어, ‘정답이 하나가 아닌’ 열린 미술 해석과 교육을 가능하게 합니다.

② 비판적 해석의 강조

Neo-DBAE는 예술작품을 단순 감상의 대상으로 보지 않습니다. 작품에 담긴 사회적 맥락, 권력 구조, 이데올로기를 분석하고 질문하는 교육 활동을 중심에 둡니다.

예를 들어, 광고 이미지나 유명 브랜드 로고도 미술 수업에서 비판적 분석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이미지는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가?”,

“어떤 성 역할 고정관념이 표현되고 있는가?”,

“소비문화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이와 같은 질문을 통해 학생들은 예술을 ‘감상하는 것’이 아닌 ‘해석하고 사유하는 것’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③ 학생 중심의 표현 강조

DBAE에서는 교사가 정한 틀에 따라 특정 주제를 따라가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Neo-DBAE는 학생 자신의 경험과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한 창작을 중요하게 여깁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감정, 가치관, 사회적 경험 등을 시각 언어로 표현하면서 자기 성찰 능력과 사회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의 정체성'을 주제로 한 자화상 과제에서는 단순 초상화가 아닌 개인의 문화, 가족사, 소속된 커뮤니티 등을 시각적으로 탐색하는 과정을 포함할 수 있습니다.

이는 포스트모더니즘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주체의 다양성’**을 반영한 교육 방식입니다.

④ 학제 간 연계

Neo-DBAE는 미술을 독립적인 예술 과목으로만 보지 않고, 역사, 사회, 철학, 과학, 환경 등과 연계된 융합형 학문으로 다룹니다.

예를 들어, 환경 문제를 주제로 한 수업에서는 환경운동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하고, 플라스틱 폐기물로 설치미술을 제작하는 활동을 통해 미술 + 환경 + 사회적 실천이 연결된 창작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교육은 단순한 ‘기술 중심 수업’이 아닌, 비판적 사고력과 시민의식을 함께 기를 수 있는 미술 수업으로 진화하는 기반이 됩니다.

항목	DBAE	Neo-DBAE
접근 방식	학문 중심	문화•정체성 중심
교육 목표	미술 지식 및 표현 능력 향상	사회적 감수성과 비판적 사고 함양
콘텐츠 구성	서구 중심 예술사	다문화•비서구 시각 예술 포함
수업 형태	교사 중심 설명식	학습자 참여 중심, 토론 및 표현 활동 강조
작품 해석	미적 요소 중심	사회적 맥락과 개인 경험 중심
예술의 정의	형식적, 고급 예술 중심	대중문화, 일상, 혼종적 표현 모두 포함

3. 오늘날의 미술교육에서 Neo-DBAE가 갖는 의미

오늘날 디지털 시대의 예술은 더 이상 ‘정해진 형식’ 안에 머물지 않습니다. 밈(meme), SNS 콘텐츠, 퍼포먼스, 사회참여형 아트 등은 모두 다원성과 해체, 재구성이라는 포스트모던 특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교육 역시 시대 흐름에 맞춰 재정립되어야 합니다. Neo-DBAE는 이러한 맥락 속에서 학생 개개인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예술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는 힘을 길러주는 교육 방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제 미술 수업은 단지 '예쁘게 그리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예술을 통해 나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를 탐구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Neo-DBAE는 중요한 실천적 의미를 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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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AE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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